• [컬럼] ‘일타맘’ 방송은 왜 이토록 불편한가...학벌만을 향해 질주하는 방송
    • '영유(영어유치원)'도 모자라 '4세고시'까지, 명문대 진학이 성공의 진리인가!
    • “내 아이의 미래가 초등학교 6학년에 결정된다고요?”
      이 낯익고 불편한 한 문장이 ‘일타맘’이라는 방송의 시작이다.


       참고 이미지 AI 생성후가공 제작문서준기자
      ▲ 참고 이미지 (AI 생성/후가공, 제작=문서준기자)

      자녀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이나 미국 명문대로 진학시킨 부모들이 출연해 ‘어떻게 공부시켰는지’, ‘어떤 학습 코스를 밟았는지’, ‘얼마나 사교육에 투자했는지’를 공개하는 이 방송은, 겉으로는 ‘교육 정보 프로그램’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입시만능주의를 정면으로 찬양하는 학벌 숭배 콘텐츠로 보인다.

      이 방송이 보여주는 교육의 풍경은 낯설지 않다.
      영어유치원(영유), 유아 수학 선행, 4세 고시반, 초등 입시 전략, 중고등 과목별 관리형 사교육, 입시 코디네이터, 한 학기 학비 5천만원의 국제학교까지. 아이가 자기 의사를 갖기도 전부터 ‘명문대 루트’에 편입되고, 부모는 프로젝트 매니저처럼 교육을 기획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소수 부모들이 ‘정보’와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에 등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정말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인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이 방송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일타맘’은 자본 지상주의 논리에 기초한 ‘성공한 자’들만의 이야기다.
      다수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처한 교육 현실은 철저히 배제된 채, 상위 1%의 학벌 엘리트 코스를 보편적인 목표처럼 제시되기도 한다. 당연히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지 못한 부모들은 죄책감을 느끼고, 아이들은 자신이 ‘부족한 인간’이라는 무의식적 낙인을 찍게 된다. 방송은 아무렇지 않게 '교육 격차'를 콘텐츠로 소비하고, '계층 재생산'을 정당화한다.

      이 방송에서 교육의 다양성은 찾아볼 수 없다.
      직업교육, 현장 경험, 예술적 감수성, 사회적 감성지능, 창의성, 공동체성 같은 교육의 핵심 가치는 철저히 삭제되고, 오직 내신, 수능, 비교과 스펙, 자소서 전략, 해외 대학 지원서류 준비만이 교육의 전부인 것처럼 포장되는 듯하다. 이쯤 되면 그것은 방송이 아니라 일종의 교육 자본주의적 '프로파간다'다. (*프로파간다: (Propaganda): 공공의 인식, 감정, 행동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선별된 정보 또는 감정적으로 조작된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반복·강조하는 행위나 전략.)

      더 큰 문제는 이 콘텐츠가 자극적일수록 ‘조회수’와 ‘화제성’을 얻는다는 점이다. 방송사도, 유튜브 알고리즘도, 광고주도, 그 자극의 고삐를 놓지 않는다. 결국, 한국 사회 전체가 교육을 아이의 성장보다 ‘성공 서열 경쟁’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타맘'은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제는 ‘어떻게 명문대를 갈 것인가’ 보다,
      ‘왜 반드시 명문대를 봐라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때다.
      이런 방송을 보고 '부럽다'는 마음을 갖기 보다, 어떻게 저런 방송이 버젓이 방영될 수 있는가 하는 시민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고유한 존재이며, 삶의 경로는 단선형이 아니라 다양하고 유기적인 흐름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학벌이 곧 인격이나 실력의 척도가 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절실하다.

      이 사회에 필요한 방송은 따로 있다.
      비록 SKY에 가지 않아도, 자기 일을 사랑하고 열정으로 살아가는 청소년의 이야기, 기술을 배우며 현장에서 자립해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 실패를 통해 성장한 청년들의 이야기.
      이런 콘텐츠가 늘어날 때, 우리 교육은 비로소 인간적이고 건강해진다.

      ‘일타맘’은 묻는다. “명문대 진학,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나는 되묻는다. “학벌 말고,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 사회의  대다수 시민들을 위한 가치는 어디에 있습니까?"

      ※ AI 사용·편집·가공 포함



    Copyrights ⓒ 아시아연합뉴스 & www.asia-news.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아시아연합뉴스로고

대표자명: 문서준 | 상호: 주식회사 아시아연합뉴스
주소: (063-14)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31길 28, 3층190
신문등록번호: 서울,아55716 | 신문등록일자: '24.11.26 | 발행인 / 편집인: 문서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문서준
전화번호: 0507-1480-2997 | Fax번호: 0504-288-3997 | 이메일: asianews@asia-news.kr
메타(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orea.asia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