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사랑과 요리를 안고 건너온 한 여성이 있다. 김서현 강사, 그 이름은 이제 다문화 요리 현장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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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가족센터 '2025 다문화자신만만 세계요리 미식대첩' 장려상 수상자와 시상자 김서현 심사위원 (사진=문서준기자 촬영) |
김서현 강사는 평범한 요리강사가 아니다. 다문화 시대, 한·베 문화 교류의 살아 있는 상징이자, 맛으로 문화를 잇는 실천가다.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지희)의 '다문화자신만만 세계요리대회 미식대첩'에 올해로 3년째 메인 강사 및 본선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은 그는, 원주 지역을 비롯해 다문화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음식문화의 확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의 여정은 2010년 베트남에서 시작됐다. 현재의 한국인 남편이 주재원으로 호치민시에 머무르던 시절, 연애를 통해 인연을 맺고, 이듬해 남편의 귀국으로 한국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 사회에 온 이후에도 그의 꿈은 명확했다. ‘베트남 요리 전문점 창업’. 이를 위해 그는 베트남 현지에서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한국에서는 유명 요리학원과 아카데미를 넘나들며 2년 이상 한식, 일식, 중식, 양식 음식의 조리법과 한국인의 입맛에 대한 탐구를 위해 탕요리, 국수요리, 브런치요리와 커피까지 폭넓은 요리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 갔다.
그의 학습은 조리법에만 머물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일본, 러시아, 프랑스, 독일, 호주, 인도네시아, 홍콩 등 전 세계를 돌며 해외 베트남 음식점의 스타일과 현지화 과정을 연구하기도 했다. 베트남 전통 요리가 각국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정착하는지를 직접 체험하고 관찰한 그는, '글로벌 베트남 음식'이라는 키워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실천가가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강원도 원주에 이르는 최근까지 11년 넘게 베트남 요리 전문점을 운영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단순히 본국의 음식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식생활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조리법과 레시피 개발에 집중했다. 김서현 강사의 음식에는 '고향의 향기'와 '이방의 미각'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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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현 강사의 요리수업 (사진=김서현 제공) |
최근 들어 한국 사회에서 베트남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서현 강사는 요리강의를 넘어 문화 해설자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세계요리대회에서 선보이는 강연과 시연뿐 아니라, 지역 소모임과 교육 현장에서 베트남 음식과 문화의 의미, 정서, 역사까지 함께 소개하며 ‘맛을 통한 문화이해’를 이끌고 있다.
김서현 강사는 베트남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던 중 현재의 남편을 만나면서 중단했던 학업을 이어가보고자 하는 마음에, 올해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학부에 1학년으로 입학했다. 한국 최고의 외국어대학에서 가르쳐주는 베트남어가 김서현 강사 본인에게는 모국어이지만, 한국인의 시각에서 공부해 보는 베트남 문화에 대한 이해는 또다른 경험과 전문성을 쌓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고 김서현 강사는 말한다.
평일에는 공장 근로자로 일하고 주말에는 식당에서 알바로, 주 7일을 일하면서 저녁에는 대학공부와 요리연구, 육아까지 이어 가고 있는 김서현 강사는 과히 슈퍼우먼이라 할 만하다. 김서현 강사는 요리학원에서 보다 많은 한국인들에게 베트남요리와 베트남문화를 알리는 전문 강사로 활동하는게 꿈이라고 밝힌다.
다문화가정의 삶은 단순한 정착을 넘어, 문화적 융합의 도전이기도 하다. 김서현 강사는 이 과정 속에서 음식이라는 언어로 자신을 증명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서 시작된 그녀의 ‘맛있는 여정’이 계속 이어져 가기를 기대해 본다.
※ AI 사용·편집·가공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