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의 대표 서민음식 ‘납작만두’…40년 전통 ‘교동 개미분식’의 고부열전
    • 시어머니 창업에서 며느리·손녀까지 이어지는 교동시장 분식 명가, 납작만두와 오징어지짐에 담긴 교동시장 인생사
    • 대구 교동시장의 골목 한켠에서 40년 가까운 세월을 버텨 온 작은 분식집이 있다. ‘교동 개미분식’(대표 최복숙)은 납작만두와 오징어지짐을 앞세워,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삶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AI 융합생성후가공 이미지 제작문서준기자
      ▲ AI 융합생성/후가공 이미지 (제작=문서준기자)

      납작만두는 대구를 대표하는 서민 음식 가운데 하나다. 전쟁 이후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밀가루만으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음식은 두툼함 대신 넓고 얇은 형태를 택했다. 넉넉지 못한 현실 속에서 최대한 많은 이와 나누기 위해 밀어 넓게 펼친 만두피는 ‘납작’이라는 이름을 낳았고, 이후 대구의 고유한 분식 문화로 자리 잡았다.

      교동 개미분식은 이 납작만두의 전통을 가장 성실하게 이어온 곳 중 하나다. 시어머니가 처음 지게 됐던 작은 불판 앞에서 시작된 이 가게는 며느리에게, 다시 손녀에게로 이어지며 세월을 견뎌왔다. 단순한 가업 승계가 아니라, 음식에 담긴 철학과 손끝의 감각,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태도까지 고스란히 전해진 셈이다. 그래서 이곳의 주방은 단순한 조리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삶의 연대기’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집의 납작만두는 유별나게 화려하지도, 과한 맛을 내지도 않는다. 얇게 밀어낸 만두피를 기름 두른 철판에 구워내는 방식은 지극히 소박하다. 그러나 바삭하게 익어가는 가장자리와 살짝 남은 쫀득함, 그 사이에서 배어 나오는 고소한 향은 오랜 세월 다듬어진 기술의 결과다. 여기에 더해지는 특유의 양념장은 담백한 만두에 깊이를 더하며 한 접시, 또 한 접시 손을 멈추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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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융합생성/후가공 이미지 (제작=문서준기자)

      교동 개미분식을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메뉴는 바로 ‘오징어지짐’이다. 교동시장 안에서 유일하게 맛볼 수 있는 이 메뉴는 두툼한 오징어에 반죽을 입혀 바삭하게 지져낸 뒤, 매콤하고 달큰한 양념으로 마무리된다. 바삭함과 쫄깃함이 공존하는 이 음식은 납작만두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단골들에게 ‘이 집에 와야만 먹을 수 있는 맛’으로 통한다.

      특히 이곳은 낮술을 즐기는 손님들에게도 익숙한 공간이다. 납작만두 한 접시와 오징어지짐, 그리고 탁주 한 잔이 어우러진 풍경은 교동시장의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상인과 손님, 지나가는 나그네와 단골이 뒤섞여 나누는 대화 속에는 저마다의 인생사가 흐른다. 웃음과 한숨, 추억과 위로가 오가는 이 공간은 단순한 분식집이 아니라,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와 정서가 모이는 작은 사랑방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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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융합생성/후가공 이미지 (제작=문서준기자)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교동 개미분식은 속도를 택하지 않았다. 대신 수십 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손목이 시리도록 같은 손놀림으로 만두를 굽고 오징어지짐을 부친다. 변하지 않는 맛, 변하지 않는 자리, 그리고 변하지 않는 마음이 이곳을 지탱해왔다.

      교동 개미분식은 그저 오래된 가게가 아니다. 납작만두 한 장에 대구의 역사와 서민의 삶, 한 가족의 굳은 의지와 따뜻한 연대가 켜켜이 스며든 공간이다. 이 골목의 불이 꺼지지 않는 한, 대구의 시간 또한 계속 이어질 것이다.

      ※ ChatGPT 사용·편집·가공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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