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한 골목, 화려한 간판은 아니어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식당이 있다. ‘우보곱돌구이’의 묵은지짜글와 생삼겹. 이는 지역 사람들의 일상과 삶의 결을 담은 정겨운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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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보곱돌구이 (사진=문서준기자 촬영) |
우보곱돌구이는 강릉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동네 식당이다. 관광객을 겨냥한 과장된 연출 대신, 지역 주민들의 발걸음에 맞춰 자연스럽게 자리를 채워온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화려함보다는 익숙함이 먼저 다가오고, 그 안에는 하루의 끝자락을 내려놓는 사람들의 표정이 담겨 있다.
이 집의 중심에는 묵은지짜글이가 있다. 잘 익은 묵은지는 깊은 신맛과 구수함을 동시에 품고 있고, 돼지고기와 채소, 두부가 어우러지며 진한 풍미를 완성한다. 화끈한 매운맛보다는 은근히 스며드는 깊은 맛이 특징이다. 오래도록 끓여낸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한 번 맛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중독성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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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융합생성/후가공 이미지 (제작=문서준기자) |
곱돌 위에서 구워지는 고기 또한 이 집의 상징적 존재다. 곱돌은 열을 고르게 전달해 고기의 육즙을 지켜내고, 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익히는 역할을 한다. 고기 한 점과 묵은지 한 조각을 함께 곁들이면 고소함과 깊은 산미가 어우러지며 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 맛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한 편의 기억처럼 남는다.
저녁이 깊어질수록 식당 안의 공기는 조금씩 달라진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하루를 돌아보는 사람들, 말없이 밥을 비우는 이들, 가끔은 웃음과 한숨이 뒤섞인 이야기가 테이블을 오간다. 묵은지짜글이는 그 모든 순간을 조용히 품어내며,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다가가는 위로가 된다.
우보곱돌구이는 트렌드를 좇기보다 시간을 견뎌왔다. 그래서 이곳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동네의 기억’으로 남는다. 묵은지짜글이 한 그릇에는 오랜 세월 쌓인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강릉에서 ‘인생 한 잔’을 떠올릴 때, 자연스레 이곳의 불빛이 함께 떠오르는 이유다.
※ ChatGPT 사용·편집·가공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