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마케팅이 치열한 치킨 시장 속, 고즈넉한 태백의 골목에서 30년 전 기억을 되살리는 치킨집이 있다. 태백역 앞 사거리, ‘옥이치킨하우스’다.
▲ '옥이치킨하우스' 전경 (사진=문서준기자 촬영)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치킨 시장에서, 개인 직영 치킨집이 홀로 살아남기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옥이치킨하우스’는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태백역 바로 앞 사거리 코너에 자리하고 있다. 간판은 소박하고, 가게 안에는 오래된 테이블과 색 바랜 벽지의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 '옥이치킨하우스' 내부 (사진=문서준기자 촬영)
이곳 치킨의 맛은 트렌디함보다는 그리움에 가깝다. 한 입 베어 물면, 어린 시절 시장에서 사먹던 통닭이 떠오른다. 소금간만으로 충분한 후라이드 치킨, 은은하게 스며든 고소한 튀김향, 그리고 시원한 무우 한 조각. 그 조화만으로도 요즘의 과잉된 맛은 잠시 잊게 만든다.
청정 고지대인 태백시의 맑은 공기 속, 이곳은 어쩌면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이다. SNS 인증샷보다는 추억 한 조각, BGM보다는 기억 속 라디오, 예쁜 인테리어보다는 정겨운 불빛이 어울리는 곳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체계적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 화려한 포장 속에서 우리는 종종 ‘치킨’이라는 단어가 처음 가졌던 따뜻한 이미지를 잊는다. ‘옥이치킨하우스’는 그 잊혀져 가는 치킨의 원형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누구에게는 그저 한적한 시골의 낡고 작은 가게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아버지 손을 잡고 치킨을 사러 갔던 날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장소가 된다. 이 치킨집은 그렇게, 태백이라는 도시와 어울린다. 조용히, 묵묵히, 그리고 뜨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