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음식들로 가득한 상수동에서, 뜻밖의 온기를 품은 곰탕집이 청춘들의 식탁을 채우고 있다. 2대를 이어 40년 전통을 옮겨 온 ‘김영자 한우 나주곰탕’(대표 김혜란)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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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자 한우 나주곰탕' (사진=아시아연합뉴스 촬영) |
홍대와 서강대 사이, 지하철 6호선 상수역을 중심으로 펼쳐진 상수동은 전통적인 상업 중심지라기보다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젊은 주거 밀집지의 성격이 더 강한 지역이다. 대학가와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하숙, 원룸촌이 즐비하고, 카페나 독립서점처럼 감성을 소비하는 공간은 많지만, 정작 매일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밥집’은 부족하다. 특히 외지에서 서울살이를 시작한 20~30대 청년층에게 상수동은 주거지이자 생활 터전이지만, 이들의 식생활을 책임질 만한 ‘한 끼 식당’은 찾기 힘든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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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자 한우나주곰탕' (사진=아시아연합뉴스 촬영) |
이러한 상권의 공백을 채우듯 조용히 문을 연 곳이 바로 ‘김영자 한우나주곰탕’ 상수점이다. 프랜차이즈와는 거리를 둔 40여 년 전통의 곰탕집. 신림동에서 시작된 이 집은 지금은 90세가 넘으신 창업주 어머니의 손맛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2대째 운영 중이다. 가마솥에 직접 끓인 맑은 한우 국물로 우려낸 깊은 맛이 이 집의 자존심이다.
이 집의 곰탕은 트렌디하거나 감각적인 플레이팅으로 무장하지 않는다. 대신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집밥 같은 온기를 담는다. 잊히고 있었던 정직한 국물 한 그릇이, 되레 화려한 맛에 지친 청춘들의 마음과 위장을 동시에 어루만지는 느낌이다. 밥 한 공기에 담긴 삶의 무게를 아는 이들에게, 이곳은 식당이라기보다 쉼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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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자 한우 나주곰탕' (사진=아시아연합뉴스 촬영) |
상수동은 여전히 개발의 여지와 가능성이 많은 상권이다. 높은 유동 인구를 자랑하는 홍대입구나 합정과는 달리, 상수는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주거 기반 소비’가 뿌리내릴 수 있는 가능성 높은 땅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자 한우 나주곰탕의 입점은 단순한 밥집 한 곳의 오픈이 아니라, 젊은 상권의 균형을 잡아줄 건강한 먹거리의 출현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상수동에도, 외지살이 청춘들에게 따뜻하고 진한 한 끼를 건넬 공간이 생겼다. 밥상 위의 정직함이 사라진 시대에 ‘진짜 곰탕’이 전하는 위로는 생각보다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 AI 사용·편집·가공 포함